네 좋아합니다. 재즈
20대 초반 유럽여행에서 분위기를 더 내고 싶어 작은 재즈카페를 찾아갔다.
동생이랑 같이 여행하고 있었는데 동생은 너무 가기 싫다면서 짜증을 냈다.
그렇게 난 기분 나쁘게 재즈카페에 들어섰다.
겨울이라 관광객도 적어서 5명이 전부였다. 한 참 오렌지 주스로 멋을 내고 있었더니,
세 명의 연주자가 나왔다. 색소폰, 피아노, 드럼
동네 공원 말고 색소폰을 들어본 경험은 아마 엄마가 틀어준 캐니지가 전부였을 때였다.
찰각찰각 흔들리는 드럼, 맑은 소리로 긴장하게 만드는 색소폰, 익숙한 피아노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을 때
나는 재즈에 살짝 빠지게 되었다.
그 뒤로 한국으로 돌아와 이태원 올댓재즈를 갔고, 혼자 온 사람을 위한 벽 뒤쪽 1인석에 민망하게 앉아서
공연을 봤다. 쳇 베이커, 빌 에반스, 마일스 데이비스 등 아주 유명한 사람들의 재즈를 즐겨 듣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둘이 되어 올댓재즈에 다시 가보고, 한국 재즈 밴드의 공연도 들었다. 열정을 다했던 건 짧은 시간이었다.
이제는 가끔 플레이리스트로 지나가듯 듣는 정도가 되었지만, 재즈 음악을 틀어주는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하고 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질문에 나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오늘의 영화는 "블루 자이언트" 오래전 영화가 아닌 근래의 영화를 소개하는 건 처음이다.
음악 하는 청년들의 성장기, 뻔한 한 줄의 로그라인에서 나는 울컥했다.
영화 좋다. 갑자기 가상인간이 나오는 부분만 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재즈 좋아하세요? 그럼 이 영화 어떨까.
블루 자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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