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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기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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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좋아하세요? 네 좋아합니다. 재즈 20대 초반 유럽여행에서 분위기를 더 내고 싶어 작은 재즈카페를 찾아갔다. 동생이랑 같이 여행하고 있었는데 동생은 너무 가기 싫다면서 짜증을 냈다. 그렇게 난 기분 나쁘게 재즈카페에 들어섰다. 겨울이라 관광객도 적어서 5명이 전부였다. 한 참 오렌지 주스로 멋을 내고 있었더니, 세 명의 연주자가 나왔다. 색소폰, 피아노, 드럼 동네 공원 말고 색소폰을 들어본 경험은 아마 엄마가 틀어준 캐니지가 전부였을 때였다. 찰각찰각 흔들리는 드럼, 맑은 소리로 긴장하게 만드는 색소폰, 익숙한 피아노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을 때 나는 재즈에 살짝 빠지게 되었다. 그 뒤로 한국으로 돌아와 이태원 올댓재즈를 갔고, 혼자 온 사람을 위한 벽 뒤쪽 1인석에 민망하게 앉아서 공연을 봤다. 쳇 베이커, 빌 ..
다시 자라날 체리 나무처럼 달리가 업그레이드 됐다. 전보다 그림이 잘 그려지는 느낌을 받아 이 장대한 영화를 소개하고 싶어졌다. 영화 1917, 영화관의 웅장함에 압도됐던 영화였다. 벌판 가득히 쏟아져 나오는 청춘들을 살리기 위해 무작정 달리던 그의 모습이 생각난다. 의도치 않게 사건의 중심이 된 그처럼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을 그려낸다. 모든 것을 쏟아낸 뒤 그가 구해낸 청년들과 함께 듣던 음악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방황하는 나그네, 그대의 체리 나무는 더 크게 가득히 자라날 것이다. 영화 1917
가끔씩 꺼내보는 이탈리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좋은 영화들이 많다. 오랜만에 아는 체 해보자면, 시네마 천국, 일 포스티노, 콜미바이유어네임, 로마의 휴일, 로마 위드 러브... 더 다양한 영화가 많고 '인생은 아름다워'를 뺄 수 있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유를 추가하자면 저는 아직도 그 영화를 보고 울지 않습니다. 써니씨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지만 영화 루카는 앨범에 가득한 어린시절 사진 중 한 장을 고른 뒤,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말해주는 것 같은 영화다. Silenzio, Bruno! 네가 두려운 것은 네 안에 있는 브루노 때문이니까 조용히 하라고 하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해준다. 흐뭇하게 웃으며 영화를 보고 싶다면, 어린 시절 뛰어 놀았던 경험이 있다면, 오랜만에 이탈리아를 꺼내보고 싶다면 이 영화 어떨까? 영화 루..
I was loved 한 문장이 깊숙하게 눈가를 짓누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눈물을 흘려줘야 한다. 영화의 마지막 모드는 사랑이란 단어의 정의에 대해 배운 적 없는 남자에게 말했다. "I was loved." 무엇이 그녀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주었을까. 영화가 아름다운 건 스토리, 대사, 연기, 음악, 미술이 제 역할을 다하기 때문이다. 며칠을 들었던 OST와 사계절을 담고도 더 많은 색깔을 써서 그림을 그리던 영화였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했던 이 영화 어떨까? 영화 내사랑 1. Port scenery of Cadaqués, Spain. An elderly married couple holds each other's hands. The Canadian naive painter Maud Kathleen Lewis's sty..
흑백 헐리우드 영화와 후시 녹음 어느 순간부터 흑백 고전 영화와 후시 녹음의 어색한 조화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과장된 클로즈업과 LP판을 켜 놓은 듯, 잡음이 들리는 소리가 멀리서 보면 가장 낭만적인 시대를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서 맹크라는 작품을 보았을 때, 내가 추천해 준 영화를 보고 존 친구처럼, 나도 졸았다. 그럼에도 맹크가 쓴 작품이 도대체 뭘까 궁금해져서 '시민 케인'을 유튜브로 보게 되었다. 로즈버드를 찾던 흑백의 영화, 단호하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잡음, 이 영화에 푹 빠지게 되는 이유가 됐다. 고전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싶다면, 고전영화에 대해 아는체 하고 싶다면, 로즈버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영화 어떨까? 영화 시민 케인 A rich and old man is stading..
여름을 닮은 영화 여름이라는 단어는 진한 색채가 느껴진다. 입안에서 살짝 굴려지는 발음과 함께 태양빛을 받아 묵직한 녹색을 상상하게 만든다. 영화 '유스'는 내가 상상하던 초록색을 큰 스크린 위로 펼쳐준다. 만년설과 숲, 실제론 너무 더운 이 계절에 낭만을 불어넣어준다. 아주 선명히 기억나는 작품은 아니다. 많이 꺼내보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명한건 젊은과 늙음을 극명히 대비시키며 내 젊음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기억이다. 짙은 녹색을 보고 싶다면, 더운 여름에 낭만을 잃었다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다면 이 영화 어떨까? 영화 Youth on summer, bright grean forest and snow mountain similar to Switzerland, focus on forest. There..
괴팍한 로렉스, 괴팍한 백수기 애니메이션은 아주 촉촉한 카스테라 같다.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안에 풍덩 빠져서 행복함을 느낀다. 달고, 아름답고, 따뜻하다. 짧은 다리로 거칠게 걸어다니던 풍성한 로렉스가 생각났다. 툴툴거리는 말투로 나무를 지키던 로렉스 엉덩이를 들고 슬프게 하늘로 떠나던 로렉스가 돌아오며 영화가 끝난다. 로렉스가 보고 싶다면, 나무를 지키자! 영화 로렉스 During the summer, there are numerous trees adorned with red or orange-colored, fuzzy, and silky leaves, alongside the green trees. Close to these trees, there resides a cute and small monster with fluffy ..
운이 좋은 날에 분명 색깔이 회색이던 나날에 번뜩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 더없이 소중한 순간들. 오늘 운이 좋았다 느끼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회색으로 덧칠하던 나를 막아서는 스치는 인연과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인연들의 응원을 듣는다. 이 영화를 만난 날도 내게 운이 좋았던 날이었다. 블랙바를 밀면서 화면비를 벗어나는 주인공의 손짓에 이런 영화를 만나다니.. 번뜩 빛나는 순간이었다. 오늘 누군가에게 따뜻한 응원을 들었다면, 매일 같은 감정과 하루를 버티고 있다가 마음이 활짝 열렸다면, 벅참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 어떨까? 영화 마미 A movie's main character open the movie's black bar from side to side. He is riding a skateboard and wea..